육류 요리의 정점, 편육 이야기
저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요리가 고기 요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양 고기 요리가 그런 것 같습니다. 물론 그쪽 방면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그런 생각에 절대 동의하지 않으시겠만요. 가령 삼겹살이나 생갈비, 스테이크 같은 것들은 그냥 고기를 불에 굽는 것이쟎습니까 ? 솔직히 '고기는 저 식당이 맛있다'라는 이야기는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맛에 차이가 있다면 그건 재료의 차이겠지요. 그냥 날고기를, 그것도 손님들이 직접 구워 먹는데 무슨 요리 솜씨가 필요하겠습니까 ? 물론 고기를 어떻게 자르느냐 하는 것도 요리라고 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긴 합니다. 가령 생선회같은 경우는 아예 불에 굽거나 삶는 과정조차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생선회는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는 요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생선초밥은 예외...) 확실한 것은 고기 요리가 나물이나 해산물로 만드는 요리에 비하면 쉬워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역시 요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샐러드를 만들 때도, 채소를 깨끗이 씻어야 하는 것이 꽤 귀찮은 일입니다만, 삼겹살이나 스테이크는 씻는 과정조차 없쟎습니까 ? 불고기처럼 양념장에 재워서 각종 채소와 함께 익혀먹는 요리는 물론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지요. 하지만 서양 고기 요리는 그렇게 복잡한 조리 과정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고기 요리라고, 특히 제게 멸시받는 서양 고기 요리라고 다 간단한 것만은 아닙니다. 아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도 있습니다. Sharpe's Regiment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14년 영국) ---------- 그 꾸러미는 낡은 검은색 망토로 싸여 있었다. 안에는 기름 종이로 포장된, 희미한 색깔의 부슬부슬 부서지는 치즈 덩어리 큰 것 하나와, 반 덩어리의 빵, 그리고 따로 기름...